바다가 너무 너무 아름다워서 떠나기 싫다가도 그래도 집만큼 좋은 곳은 없지 싶다. 그래서 이 아름다운 섬을 떠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 아직 20주나 남았네. 9월 중순부터 조금씩 바빠지는가 싶더니 다시 슬슬 조용해지려는가보다. 10월 초 일정을 보니까 게스트 2명일때도 있더라고. 항항. 나야 좋지 뭐. 리조트 상황을 풀어보자면, 며칠 전에 캐나다에서 온 웨이트리스 한명이 도착했고 몇 시간전엔 테라피스트 아주머니가 새로 왔다. 웨이트리스 여자애가 올때 크리스피 도넛이랑 초콜렛을 사와서 모든 이들의 격한 환영을 받았다지. 



월요일엔 쉐프 한명이 도착한다던데 지금까지 쉐프가 2명이었던지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보다. 한달동안 쉬는날 하루였으니 말 다했음. 직원들 식사에 손님들 식사 준비하려니 바쁘고.. 것도 체계적이지 않아서 불평이 점점 쌓이는 듯 싶었다. 오너는 직원음식에 돈 쓰고 싶지 않은거고 직원들은 숙식비로 일주일에 32만원씩 내는데 음식이 형편없다며 점점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 아침은 그냥 아무도 손대지 않는 위트빅스 게다가 우유는 개인적으로 사먹어야 함. 요즘엔 계속 점심, 저녁으로 감자칩이 나오고 채식하는 애들은 샐러드빼곤 마땅치 않고, 육식만 하는 애들은 워낙에 편식이 심해서 먹을게 없다며 까칠해지고 있다. 치즈와 햄밖에 없는 샌드위치를 보며 '이거 원가가 얼마나 할것 같아?' 하면서. 말없이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엔 경고를 받고 이게 3번이 쌓이면 그날은 밥을 아예 주지 않는다. '내 돈 내고 내가 안먹겠다는데 왜?' 난 그냥 건강한 음식이 아닌 것에 불만이 좀 있다.



암튼 요즘 사정은 그렇다. 나야 오래 있을 곳은 아니니 큰 신경은 안쓴다만. 내 관심사는 오로지 살. 농장에 있을때 힘들게 유지했던 몸무게가 폭주하고 있다. 여름을 위해 자제하려고 했는데 흐헝..





어찌됐건 나는,




다같이 둘러앉아 점심도 먹고 남자애들 여장놀이 구경도 하고




아가 우드헨 뒤꽁무니 쫒아다니기도 하고






동네 카페에서 사이다 한잔 마시기도 하고






달다구리에 빠져 살기도 하고





바닷가 거닐면서 조개 주우면서 잘 살고 있음.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움. 가끔 순식간에 무서워질 때도 있지만.




내 사진은 왜 항상 옆으로 기우는지.










저 멀리서 다가오는 비구름을 피해 집으로 달려왔건만 10분 정도 비가 쭉쭉 오더니 10분 뒤에 해가 짱짱..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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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