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금요일

가장 Day off다운 Day off를 보낸 하루였다. 로미나가 휴가를 보내고 있는 까닭에 안젤라와 함께 코크 남쪽 지방을 돌아보는 여행에 나도 함께하게 됐다. 화요일이 쉬는 날이었던 알무트, 미헬, 루벤은 하이킹을 갔었는데 억수로 쏟아지는 비 속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10시간 동안 헤맸다고 한다. 덕분에 아침 9시 반쯤 나가서 밤 10시 돌아왔다는.. 하지만! 오늘만큼은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다. Day off에 해가 짱짱한건 이번이 처음이었을 정도로 이 좋았다는 말씀!

우리의 목적지는 Cork -> Old Head of Kinsale -> Clonakilty였다. 아일랜드의 Cork 지방의 남쪽 해안가를 따라 이동했기에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에 한참을 휘둥그레 쳐다보면서 달렸다. 처음 도착한 Old Head of Kinsale는 장관 중의 장관이었다. 사진기에 그대로 담을 수 없는게 정말 안타까웠다! 온갖 감탄사란 감탄사는 죄다 내뱉어도 모자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하늘과 맞닿은 듯한 바다, 멋드러지게 깎여진 절벽, 주홍빛 가디건을 입은 사내, 쏟아지는 햇살이 최고의 조화를 이뤄 더욱 빛을 발했다. 아일랜드가 사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나도 그 사람처럼 한참을 넋놓고 앉아있고 싶었건만... 


Clonakilty로 가는 도중에 만난 해안가에선 윈드서핑과 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개와 함께 산책나온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아일랜드에서 어딜 가서 무얼 보든 볼 수 있는 것: 개와 산책나온 사람들, 바람, 비, 먹구름. 

1시 반쯤 도착한 Glandore란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마을이 어찌나 작은지 몇걸음 내딛은 것 같지도 않은데 더이상 둘러볼 식당이 없을 정도였다. 우리가 찾은 식당도 겨우 3개. 그 중에 The Seafood Garden이란 곳에서 베란다에 나와 햇빛을 맞으며 점심을 들었다. 안젤라와 로미나는 바닷가에 온 만큼 생선을 먹어야 한다며 Fish&Chips를 시켰고, 난 Chicken Ceasar Wrap을 시켰다. 통닭마냥 바싹 튀겨진 생선이 희안하기도 했지만 맛은 괜찮았다더군. (가격은 모두 12.95유로)

5시 반쯤 집에 도착해서 6시 반쯤 Pub에 가기로 했으나 난 집에 남아 독일에서 온 녀석들과 함께 프렌즈와 CSI를 봤다. 하하. TV 지겹도록 많이 보는 군..! 


 

 

 

 

 

 

 

점심을 했던 식당의 풍경
 

4월 18일 토요일, 오늘

휴가가 나고 모두들 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아침부터 미리 짐을 싸놨으나 안젤락에 남아있을 사람이 필요하다기에 다른 식구들이 돌아올 때까지 남아있기로 했다. 헬렌과 도니, 루벤, 알무트는 어제 아침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안젤락에 머물고 있었기에 아침부터 시끌시끌했다. 도니가 피곤하다기에 점심 전에 안쿤 식구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안젤락에는 와 비다, 미헬만이 남았다. 엄마나, 아침부터 Scrubs를 보는 센스란..

티비보기도 지겹고 그렇다고 할 일은 없고, 거기다 갑자기 두통까지 와서는 미헬에게 약을 받아서 괜찮아질 때까지 침대에 누워있었다. 레몬맛 가루약이었는데 1시간 쯤 졸고 있으니 많이 괜찮아졌다. 하지만 5시가 지나도록 와야 할 사람들은 안오고, 너무 지루해서 부엌에 앉아 라디오도 듣고 mp3를 들으며 산책도 했지만 불편함과 지루함은 가시질 않았다. 6시가 될 무렵 위클로에 갔던 엘레아노가 돌아와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휴유.. 남의 집에 쳐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기란.. 하악!




 부활절 휴가 계획표 / 아직도 내 곁을 맴도는 부활절 달걀님


 

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