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외국인 손님이 가끔 온다. 많으면 1주일에 몇번, 어쩔때는 하루에도 몇번. 조용-히 지내다 온 라르쉬였지만 그래도 경험이 있다고 울렁징은 별로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외국인도 한국에서 주문하기 힘든건 똑같은가보다. 우리가 외국에서 쭈뼛쭈뼛 주문을 하는 것처럼 그들도 종종 똑같은 모습을 보인다. 얘네들이 혹여 못 알아들을까 '음.. 어..' 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어색하게 주문을 한다.

외국인이 올때 난 무조건 한국말로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톨 바닐라 라떼 주세요-' 이렇게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도 있다. 어쩔땐 미숙한 한국어 번역하기가 힘들때도 있다만.. 영어하기 싫어도 한국말 나간다ㆀ 

보니까 기본적인 주문은 어렵지 않다. 딱딱 필요한 것만 말해준다. 근데 여기다 자기만의 레시피를 만드려는 사람들이 오면 그때부터 골치 아파진다. '우유 넣을 공간은 남겨줘요' 라든지 '커피 주는데 두유도 주세요'라는 것 밖에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그것도 몇번 듣고 이해했다. 들리는 건 Milk와 Space뿐. 두유를 달라길래 두유 라떼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따로 달란다. '커피 주는데 두유 주세요' '그럼 두유라떼요?' '아뇨 그냥 커피' '어떤 커피요? (커피가 한두개임?)' 'Brewed 커피인데 두유요' 뭐 이랬다는.. Sweetener도 한 3번 듣고 알아차리고. ' Sweetener는 선반 위에 있어요' 이래야 되는데 'Softener는 선반 위.....' 내가 미친다카이.

어쨌든 덕분에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이왕이면 완전한 문장으로 좀더 공손한 표현을 찾고 있는데 주위에 외국인도 없고.. 손님한테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건 아닌거 같고, 구글로 찾아놓은거나 외워야겠다. 요딴 실력으로 어디 워킹가서 밥 벌어먹고 살겠나!
 
 

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