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에선 론리플레닛에서 본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투어를 제공하고 있었다. 사실 차를 타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되기 때문에 투어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난 해당사항이 안됐으므로 속 편하게 투어를 신청했다. 단순히 버스만 타고 왔다갔다 하는 게 싫어서 인터넷에서 보고 간 Gap of Dunloe 투어를 했다. 킬라니 국립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 사이에 난 12km의 길을 3시간 동안 걸은 뒤 다시 1시간 가량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Ross castle에 도착, 시내까지 차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10시 반~ 3시 반)

아침 10시, 호스텔 카운터에서 투어를 신청하고, 남는 30분 동안 시내를 배회한 뒤 호스텔 근처에 있는 O'Connors Pub 앞으로 갔다. 노부부가 타고 있는 귀여운 초록빛 투어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하하. 가는 길에 한번 산책이나 가볼까 생각했던 Fossa RdAghaloe(?)를 유심히 관찰했는데 역시 걷는 건 불가능했다.





Kate 어쩌구 Cottage에 도착하니 하이킹을 온 사람들의 차로 주차장이 (약간) 빼곡했다. 말마차도 대기하고 있어서 구간별로 값을 지불하고 탈 수도 있었다. 어제는 구름한점 없이 날씨가 굉장히 좋았건만 오늘은 먹구름이라 조금을 불안했다. 제발 만 안왔으면..

말을 타고 지나가던 사람과 Good morning 인사를 시작으로 3시간여의 하이킹이 시작됐다. 지도상으로 봤을 땐 그 길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오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치 커다란 하나의 돌덩이와 같아서 암벽타기를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주변에 등산 가능한 산이 있는 것 같으니 중무장을 하고 한번 오르는 것도 괜찮을 것 싶다. 800-1020m라 크게 무리는 안될 듯.

많은 사람들이 말마차를 타고 내 옆을 지나갔다. 걸어서 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다들 걸음도 빠르시지.. 나보다 저-만치 앞서가서는 나중엔 솰라솰라 쉴새없이 얘기하던 프랑스인들을 뒤로 한채 한참을 혼자 걸었다. 보트가 2시에 딱 한번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보트 선착장까지 도착해야했다. 호스텔 직원의 말로는 시간은 충분하다 했지만 다리가 불편한 나로썬 빠듯한 시간이었다. 3시간이면 적당한 시간이건만 나에겐 6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길었다. 1시간쯤 남겨두고선 다리가 더 심각해져서 호스텔로 당장 날아가고픈 심정이었다. 가도 가도 이없는 길이란.. 다신 안온다고 다짐했었는데 지나고나니 초가을쯤 다시 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긴 했지만 나중엔 해가 비쳐 더웠다. 차라리 먹구름이 더 낫지 햇빛 짱짱한 여름엔 더워서 힘들지도 모르겠다.









20분을 남긴 채 도착하여 보트를 타고 Middle Lake와 Upper Lake를 지나 Ross Castle에 도착했다. 바람이 굉장히 차서 오싹오싹했다. 지나는 길에는 영국 여왕(?)이 다녀갔다는 -View Point로 꼽히는- Ladie's View와 호수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었다. Ross Castle에 도착해서는 시내로 가는 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시 걸어와야 했다. 제기랄.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킬라니 하우스&정원 구경을 했던 건 좋았다. 생각해보니 킬라니 국립공원을 돌아보는 건 자전거가 제일인 듯 싶다. 온통 초록과 산 뿐이니 쉬엄쉬엄 걷는 건 잠깐이면 충분할지도.






집에 오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녹초가 되서 5시부터 호스텔에 콕 쳐박혀 있었다. 주방에서 라면을 끓여먹고는 내일 일정에 대해 고민했지만 도저히 30분 이상은 걸을 수가 없어 내일 아침 코크로 떠나기로 했다. Ring of Kerry 투어나 Muckross House & Garden에 가보려고 했는데.. 아쉬웠다.  




수요일 아침 10시 반 차를 타고 코크에 도착했다. 다행이다. 여행을 끝마친 뒤에 날씨가 안좋아져서.. 키키키. 외국인 등록이 오늘(금)까지라 어제 경찰서에 다녀왔는데 비가 어찌나 오던지.. 왜 혼자 시티센터에 갈때마다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비 쫄딱 맞고 절뚝거리며 돌아왔다. 한번 걸어가보고 싶어 버스를 안탔는데 왕복 2시간도 안걸리는 거리를 3시간 반동안 걸었다. 오는 길에 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얼마 안남겨두고 타지니 3천원!이 아깝고.. 앞으로 한동안 산책은 하고 싶지도 않다. 절대로!!





+ 느낀 점 하나 : 여행을 할 땐 에서 함께 걸어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난 혼자하는 여행은 별로인 것 같다. 재미가 없어! 어디 아일랜드로 여행 올 분 없으신가요? 하하아.. 친구가 필요해!

Ross Castle 가는 길






킬라니 정원





<쓴 돈>
투어비 23
코크 시내 버스비 1.60
+돌려 받은 돈: 호스텔 디파짓 2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총 22.60

3번만에 등록한- 외국인 등록비 150유로 -_-;;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총 (약) 26만 6320원 ㆀ


+ 2박 3일 여행에서 쓴 돈은 약 80유로(15만원 정도). 마지막 날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돈이 덜 들었다. 게다가 집에서 샌드위치, 라면, 음료수 등을 조금 싸가서 식비는 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궁상맞군. ㅎㅎ 식비까지 포함한다면 약 2배 정도 더 든다고 생각하면 될지 싶다. 편하게 하루에 10만원 정도? =_=



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