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만델 가는 길은 페리와 버스가 있다.

페리는 약 55달러쯤, 인터시티 버스는 44달러.

인터시티 플렉시 패스 15시간짜리를 119달러에 사서 예약을 해놨다.

버스정류장이 언덕 위에 있길래 카운터에 물어봤더니 거기로 가는 버스는 없다며.

오른쪽보다 왼쪽 길이 덜 가파르다는 정보(?)도 주었다.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이 있긴 하던데, 어쨌든 그냥 걸어가보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6시. 일찌감치 일어나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캐리어 바퀴가 4개라 다행이다. 팔이 조금 후덜거렸지만 끌고 올라갈만했다.

플랫폼에 서있으니 운전기사가 물어본다. '어디가니?'

못 알아들었다. Where are you going? 을 못 알아들었다 ㅋㅋㅋ 믿을 수 없음.

코로만델. 정직하게 발음했더니 이 사람들 못알아듣는다. 'Oh, 코~로맨↗들!'

1층, 2층, 낡은 마을버스, 세련된 봉고차. 인터시티 버스도 여러종류가 있더라.







인터시티로 코로만델에 가려면 템즈(Thames)에서 한번 갈아타야 한다.

버스에 탈땐 예약한걸 프린트해서 가거나 컨펌메일을 보여주면 끝.

코로만델까진 4시간이 걸렸지만 생각보다 몸이 피곤하진 않았다. 






 

Coromandel town. 정말 정말 시골구석탱이로 왔다.




코로만델 Anchor Lodge.

엑스베이스보다 훨씬 시설도 좋고 아담하고 아늑하다! 첫인상이 꽤 좋았다.

다만 난 점심때 도착했는데 일은 내일 시작하다는 게 슬펐을 뿐.

난 무엇때문에 이리도 일찍 도착했는가!! 아무것도 없는 이 황량한 곳에!







일단 내 자리를 정리하고 낮잠을 잤다.

느즈막히 일어나 일본에서 온 유키와 인사를 했다.

마침 슈퍼에 간다길래 함께 길을 나섰다. 주방에선 독일에서 온 줄리아가 있었다.

이쁘장허니 꽤 미소년이지만 여자라는 게 함정. ㅎㅎ


무엇을 사야할지 모르겠다. 요리를 해봤어야지.

일단 양파랑, 쌀, 빵, 달걀, 햄을 샀다. 고추장을 챙겨오길 잘한 것 같다.

앞으로 비빔밥과 볶음밥을 엄청 먹을 듯.


아직은 눈 똥글똥글, 살짝은 쫄아있는 초보 여행자.

첫날은 조용히 지나갔다.





아침 10시.

모든 스텝이 오피스에 모이면 청소할 방을 배정받는다.

모텔과 백팩커가 같이 있는지라 침대정리와 청소가 주임무다.

2시간을 일하면 하루 숙박을 제공받고 그 이후부터 하는 일은 최저시급으로 계산된다.

간단한 점심에, 하루 40분 무료 인터넷까지 제공받는지라 조건이 나쁘지만은 않다.

 



마을은 특별히 사진 찍을 것도 없지만, 이렇게 시골이라니깐요ㅠ



보면 시골에 사는 호스트가 헬퍼를 찾을 때 혼자 알아서 잘 지내는 사람을 찾곤 하는데

여기서 지내다보니 왜 그런 말을 써놓는지 알것 같다. 정말 할 게 없다. 

그래서 지루해 죽으려고 하는 사람보단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무지막지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찾는가 보다.

난 항상 집에 붙어있는 사람이었지만 여기서 그러긴 정말 힘들다. 그래서 항상 산책을 간다.


 








Wharf Rd를 지나 Long Bay Rd를 걷는 중. 가을용 레인자켓은 완전 필수!!



다들 하는 말은 똑같다.

'오마이갓, 아직도 6시밖에 안됐어..' 너무 많이 주어진 시간에 다들 어쩔줄 몰라한다.

그래도 적응되면 꽤 괜찮다. 운 좋게도 모든 스텝이 다 착하고 친절하다.

네이티브가 없어 영어를 모방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좋은 친구는 사귈 수 있다.




 

롱베이 하버 뷰 (Long Bay Harbour View), 바람에 쓰러질 것 같았지만 물 색깔은 참 이뻤다. 


 






 


간단하게 마을을 둘러보기도 하고, 장도 보고, 인포센터도 가보고, 매일 다른 산책로를 시도해본다.

의사쌤이 많이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할듯.


 





저녁엔 각자 밥을 해먹고 티비를 보거나 DVD를 빌려와 영화를 본다.

각자 따로 놀때도 있고 돌아가면서 공용컴으로 인터넷도 한다.


원래는 독일 4명, 일본 1명, 프랑스 1명, 홍콩 1명, 나까지 총 8명이지만

수요일에 줄리아와 릴리가 떠나서 6명이 남게 됐다.

우리가 묵는 6인실이 짐으로 꽉 차있었는데 두명이 빠지는 바람에 조금 썰렁해졌다.

단 5일이었지만 줄리아랑 얘기도 많이 하고 정도 많이 들었는데 참 아쉬웠음. 

사람이 줄고나니 일할 손이 적어져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건, 꽤 괜춘하다! 




 

유키, 줄리아, 릴리, 크리스티나



두명이 떠나기 전날 밤, 갑자기 가진 포토타임! 

호주에서 온 아저씨가 사진기사 역할을 해주셨다. 새카만 디카 6개가 주르륵.

생각보다 사진이 꽤 잘나왔지만 요건 가족에게만 공개 ㅎㅎㅎ




 

게스트와 스텝이 함께 이용하는 백팩커 키친! 역시 백팩커는 아담한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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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