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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용기를 내라
홀로 어두운 밤을 밝히는
빛나는 동녘별처럼
빛나는 동녘별처럼
내 조국에서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저 별들, 저 별들,
그러나 두려워 말라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너를 따르리라 58p
뜨겁다고 다 사랑은 아닐 것이다. 그가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랑만으로 뜨겁다면, 아무리 뜨거워도 그것은 결국 나를 위한 사랑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사랑에는 진정성은 물론 정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도 함께 요구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59p
저명한 긴급구호단체 요원과 잠깐 함께 했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나 괴로웠다. ...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마크가 선명히 새겨진 좋은 차를 타고, 그 와중에도 뉴욕이나 서울거리에서와 다름없는 패션을 하고, 자신들의 일에 자부심 넘치는 포즈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안고 사진을 찍어대며 실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을 내가 행복하니까 한다"며 긴급구호의 프로다운 태도를 거침없이 내보였다. 69p
나는 슬픔의 힘을 믿는다. 기쁨은 공유하기 어렵지만 슬픔은 함께 나눌 수 있다. 슬픔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공감에 이르고 하나가 된다. 슬픔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며, 우리 자신을 정화하고, 참된 나 자신과 진리에 가닿게 한다. 슬픔을 통해서 우리는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 모든 생명에게로 번져 나가는 크나큰 사랑과 만난다. 나는 인간의 깊은 곳에 흐르는 슬픔의 공유 능력, 저마다의 가슴에 간직한 그 선함을 믿는다. 210-2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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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체가 인도네시아의 한 지역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서야 알게된 아체는 인도네시아의 군사독재자인 수하르토에 의해 점령당해 신음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는 계엄상태가 내려져 셀수도 없는 아체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아체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이유는 바로 천연자원에 있다. 아체가 인도네시아 석유의 20%, 천연가스의 30%를 생산해 내고 수출의 11%를 담당하고 있단다.
이슬람 최대 인구의 나라라는 인도네시아의 위상 때문에 이슬람권은 침묵하고, 기독교권인 미국과 서구는 종교적 분쟁을 피한다면서 인도네시아와 결탁하여 자원 수탈과 무기 수출을 자행하고 있다. 실제로 아체의 록스마웨에는 액슨모빌이라는 다국적 기업이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국 오일 산업의 맹주이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침략전쟁의 숨은 손, 딕 체니와 미국 부시 가문의 돈줄이기도 한 액슨모빌이 바로 이 록스마웨에 빨대를 꽂고 아체인의 골수를 빨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결탁해 유전자원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다는 미국이 아체 문제에 침묵해 온 이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최근 크게 불거져 나왔던 수단의 다르푸르와 버마, 티벳의 상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끔찍한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곳의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서, 혹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눈뜬 장님이 되는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풍족한 자원은 행복을 선물하지 않았다. 대신 고통만을 안겨줬다. 그들이 내는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뿐 어느 누구도 그 소리에 신경쓰지 않는다. 세상은 철저하게 냉정하고 삭막하다. 사람들은 충격적인 쓰나미 소식만을 알리기 급급하고 진정 그들을 위한 구호가 아닌 자신들을 위한 구호를 할 뿐이었다. 아주 잠깐의 뜨거운 관심과 아주 잠깐의 눈물. 사람들에겐 그것이면 된다. 그것으로 그들이 할일은 끝나는가 보다.
인도네시아는 아체를 영원히 식민통치 하기 위해 그곳에 화교와 자바족을 이식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의 문화를 없애려 들었다. 쓰나미가 덮쳐 40만명이 죽었음에도 오히려 잘됐다며 즐거어하는 인도네시아. 성금의 90%는 어디로 갔는지 알수가 없다.
마음이 아팠다. 쓰나미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보다는 그들의 숨 막히는 삶에 마음이 무거웠다. 책에서 말하길 2005월 8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자유아체운동 지도부가 30년 내전을 마감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고 하던데, 지금은 상황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때보다는 더 많이 나아졌으리라 믿는다. 무관심한 한 마디만 내뱉는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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