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째, 금요일에 집을 옮겼고 둘째, 어제부터 1주일간 오리엔테이션을 갖게 됐다. 집은 어느 정도 적응했고 생각보다는 사람들과 편히 지내고 있다. 확실히 처음 아일랜드에 왔을 때보다 지금이 적응하는게 쉽다. 집을 옮기고 나서 느끼는 거지만, 안쿤에 있을 적엔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압력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안크리에 둥지를 틀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사람이 많아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특히 화장실, 아침엔 전쟁이다!) 그만큼 신경이 분산되기 때문에 편한 것도 있다. 또 그 점 때문에 나에게 신경을 덜 써주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리나는 처음부터 나에게 배려도 많이 해줬고, 설명도 많이 해줬다. 내 의견도 항상 물어줬다. 이 곳 하우스 리더는 결혼을 해서 따로 살기 때문에 같은 봉사자라기 보다는 리더처럼 느껴진다. 리나는 같은 봉사자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었고 말이지. 하지만 크게 불평은 없다.

어제 아침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리즈(봉사자 리더)가 나에게 종이 2장을 건냈다. 1주일간의 내 시간표였는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워크샵에서의 일정이 나와있었다. '응?' 순간 내가 워크샵 봉사자로 바뀐 줄 알았다. 그리곤 9시가 되기 15분 전에서야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요점만 말하자면 1주일간 워크샵에서 지내야 하며 당장 5분안에 옷을 차려입고 도시락을 싸서 워크샵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하게 될 프로그램은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오리엔테이션 윅'이다. 새로운 봉사자가 오면 1주일간 워크샵에서 지내면서 사람들과 그들이 하는 일을 배우게 된단다. 외국인 등록이나 메디컬 카드, 은행 등에 대한 설명도 듣게 되며(난 이미 알고 있으므로 패스), 저녁식사를 위해 다른 나머지 집에 방문을 하게 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정말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지금 7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수나스라는 집을 못 가봤고, 워크샵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 같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후딱 옷을 갈아입고 샌드위치를 싸서 워크샵으로 향했다. 

월요일 아침마다 있는 Anouncement에 참석해서 1주일 간의 계획을 듣고 지난 주말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Joe의 설명을 들으며 워크샵 구경도 했는데 도무지 뭐라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엔 Dale이 그를 가로막고 목공예와 샵, 가든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흐흐. 어제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점심 후에 가든에 나와 햇볕을 쪼이고 있으려니 얼굴이 후끈할 정도였다. 생일파티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서 열심히 졸다가 비다, 비키가 빵 만드는 것을 도왔다. 정말 간단하더군.
 
3시부턴 워크샵 간호사의 지도아래 Exercise에 참여했다. 의자에 앉아 간단히 몸을 움직이고 낙하산 놀이를 했다. 먼지 펄럭이고 좋더군. 크크크. 4시. 워크샵이 끝나는 시간이다. 어제는 하우스 나이트(House night)여서 영화관엘 갔다. 스타트렉을 보고 싶었지만 하나 몬타나를 보고 싶다는 레지던츠가 있어서 할 수 없이 같이 봐줬는데, 진짜... 유치뽕짝인 영화였다. 주인공 목소리는 좋았지만. 

어제 하루만해도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집에만 있을 때보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내일은 Day off. 목요일이 기대된다! 워크샵에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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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