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장이야?

2009. 9. 14. 22:08 from 라르쉬 코크
토요일이다. 리즈가 Off다. 남은 사람은 킬리안과 나, 야니, 샤론. 오늘은 내가 대장인 셈이다. 날은 기가막힌데 운전자가 없다. 다들 멀뚱멀뚱 쳐다봤다. 영화를 볼까? 공원에 갈까? 인터넷에서 영화 스케줄을 살펴보니, 이 뭐 이래? 주말에 하는 영화가 모두 아침 11시 반에 시작한다. 거기다 딱 한번 밖에 안한다. 지금 시간? 11시 20분. 하는 수 없이 공원에 가기로 했다. 아직 핏저럴드 공원에 못 가본 야니와 킬리안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들이 갔다.



샤론의 방을 헤집으며 버스 패스(동행자 1명과 함께 무료로 탑승 가능)를 찾아봤지만 보이질 않았다. 고스란히 3.20유로가 나갔다. 20분 동안 버스를 기다리곤 탄지 2분 만에 내렸다.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빙- 돌아서 걸어왔다는 걸. '아.. 은지..!' 그럴 수도 있지 뭐. 카카카. 




킬리안과 샤론. 점심식사 중!








오늘은 사람이 많지 않아 한가로웠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고, 벤치에는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로 자리가 꽉 찼다. 우린 인기가 없는 그늘 자리를 하나 맡아 도시락을 까먹었다. 사진을 찍고 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Lough정도는 아니더라도 춘천에 이런 공원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공원이 너무 없어!
 




어딜가든, 유모차 끄는 아빠, 아이들 손 잡고 나들이 나온 아빠, 엄마를 쉽게 볼 수 있다. 참 정겨운 풍경 중 하나.



저 끝 빨강+하양 자동차가 아이스크림 차. 음악소리가 흘러나와 멀리서도 한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샤론의 아이스크림이 모두 먹어 없어지길 기다리는 중.


야니가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이 주위에 또 가볼데 없어?' '없어.' 샤론이 피곤해했다. 허나 곧, 아이스크림 차를 쳐다보는 샤론의 눈에선 피곤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큼지막한 아이스크림 하나를 샤론에게 건네줬다. 5유로를 건네고 3유로를 거슬러 받았다. '영수증 받을 수 있을까요?' '영수증이 없는데.' '그럼 적어주실래요?' 자동차 한쪽 구석에서 뒤적뒤적 거리더니 다시 나와선 나에게 2유로를 돌려줬다. 응? 종이가 없는지 뭐가 없는지 영수증을 써줄 수 없다며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가져가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것도 사는건데...




내가 좋아했던 길



어제 시티센터 가느라 몇 시간을 걸어다녔더니 얼마 안 걸었는데도 다리가 뻐근했다.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주위에 볼 게 없어서 내가 싫어하는 길이기도 하고 -시티센터로 가는 또 다른 길이다-, 날이 덥기도 하고.. 그래도 공원 나들이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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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