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 아래

2012. 12. 13. 17:34 from 당신의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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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따려고 여러번 갔었는데 물때를 몰라서 헛탕을 쳤더랬다.

구글에서 썰물시간까지 알아봤다는 ㅎㅎㅎ

저녁먹으려고 밥 해놓고선 다시 가봤는데 여전히 물이 차있다.

그냥 오려다가 별로 깊지 않아서 맨발투혼을 발휘했음.

깊어봤자 종아리.


아직 어린애들이 많아서 실망했다가 다른쪽에 더 큰 녀석들 발견.

그래도 꽤 땄다고 생각했는데 살 발라내니까 별로 없음..

꼬꼬마들 자라면 또 홍합이 엄청 많아지겠지?

텃밭 가꾸는 것도 아닌데 알아서 잘 자라주니 이리도 좋을수가!




국물이랑 살 발라서 냉동실에 고이 모셔뒀다가 양파랑 간장양념에 볶아 먹었다. 담번엔 파스타에 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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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타벅스 폴더를 뒤적거렸다.

엄청난 스트레스에 머리빠지고 살빠지며 출국 이틀전까지 일해야 했지만

커피 만들던 시간이 조금은 그립기도 하다. 손이 근질근질, 시간의 힘은 위대하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대명파견은 아직도 그립고 따듯하다.

11명이 투입되어도 손이 턱없이 모자랐지만 재밌었던.. 뭐 그런 기억?

무슨 커피인지 말 안해줬다고 러쉬때 진상부리고 이름적어가서 본사에 전화까지 한 초대박 진상아줌마. 

파트너들 이름 다 적어가서 본사엔 내 이름만 말한건 더 대박. 진상도 가지가지. 이건 그립지 아니함. 

라마조꼬 앞에 컵 30개는 펼쳐놓고 스팀의 달인이 되어 신들린듯 커피 빼던 기억.

내 생일이라고 조각케익 사다가 오밤중에 노래 부르고 맛있게 얌얌했던 기억.

무표정에 온갖 투정 다 부려도 푸근하게 받아주던 마음씨 좋던 파트너분들.

'바닥 청소할까요?' '싫어요' (진짜 싫었음ㅋㅋㅋ) '저것 좀 해주면 안돼?' '안되는데' 

오빠인데다 엄연히 부점장인데 서로 반말도 막함 ㅋㅋㅋ 


짧은 추억에 아이고 달달하다.






외부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 라마조꼬가 있더라는! 그 뒤로 보이는 리조트 숙소.




첫 스텝 디너! 다시 말하면 회식!!!

본의 아니게 뉴질랜드와서 반 채식주의자로 지냈는데 어제 칼질 좀 했다.

블레넘 와인투어에 갔던 스텝들이 돌아오자마자 카페 앞에 바비큐 그릴을 놓고

주방에서 만들어 온 파스타와 감자, 빵, 샐러드를 세팅했다.

쉐프들이 고기를 굽는 동안 우린 와인이나 맥주, 레모네이드를 홀짝거렸다.

시작한 건 6시 반인데 식사는 8시부터..





핍과 닉의 멍멍이 말롯



리조트는 여러명이 투자를 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분이 하룻밤 묵고 가셨더랬다.

한국에도 몇번 가봤다면서 인사도 나눔.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였다.

보통 매니저나 더 높은 직급의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는 굉장히 엄숙하다.

참으로 불편한 자리가 되기 쉽지만 이곳에선 다들 동네 아저씨, 아줌마 대하듯 한다.

어쩌다 보니 오너 3명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분위기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특히 농담 잘하는 닉 아저씨 덕분에 어제 완전 빵빵 터져주심.





밤이 깊어갈수록 쌀쌀한 바람에 하나둘 안으로 들어오고

준비된 디저트까지 해치우고나선 11시가 다 되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남자애들은 또! 또! 숙소에서 2차를 가졌다. 이 쉭끼들...

4시까지 술 퍼마시다가 아침에 늦잠자고 술 덜깨서 일하는 모습이란.

요근처에서 출퇴근하는 애는 새벽에 보트타고 음주운전 ㅋㅋ

어제는 평소보다 더 시끄럽게 잘도 놀더군.

그러고선 맨날 아침에 보면 미안하다며.

그니깐 미안할 짓을 애초에 하지 말라고 이 잡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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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