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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김나미 저 / 황금가지 / 2003년 10월
읽은 날: 2008. 3. 29 ~ 200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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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하늘은 나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새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나옹선사



숨 헐떡거리며 살지 마라. 불쌍해 죽겠다.
잠깐 눈 감고 깊이 숨쉬어 숨을 쉬고 있음에, 바깥 공기가 몸에 들어오는 그 사실에 큰 절을 올리거라.



사람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닌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불행합니다..



우선 작은 것을 놓아버리세요. 욕심은 상승만 하고 위만 보는 성질이 있습니다.
욕심은 억제한다고 해도 눌러지지 않고, 충족시켜도 또 다른 것을 달라고 조르기 마련이지요.
죽을 준비를 하면 애착도 없어집니다. 미리 죽어버리면 한 템포 느리게 갑니다.
한 템포 느리게 욕망도 늦추며 조금 천천히 살면 평온이 옵니다.





*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싶은 마음에 첫인상부터 잔잔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는 욕심이란 녀석과 계속 부딪쳤다. 그래서인지 마음 편하게만 읽을 수는 없었다.

혹, 마음이 비워진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인생을 다 산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비우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더 집착할 수도 있다. 그러니 죽을 때 다 되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현재를 더 바득바득 사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는 건, 욕심을 버린다는 건 정말 어렵다. 한번은, 해보려고 하는 것마다 벽에 부딪쳐서 너무나 답답했던 적이 있었다. "아.. 이러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자." 내가 마음을 비우려고 애를 쓴 것도 아닌데 정말 말도 안되게, 1초도 안되서 마음이 깨끗이 비워진 적이 있었다. 아무런 고민과 고통이 없는 상태. 욕심 한점 없는 상태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평온했다. 놀랍고 신기했다. 비록 몇시간 동안의 경험이었지만..

난 그날 이후로 다시 한번 마음을 비워보고자 시도해봤으나 모두 실패했다. 애를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내 욕심대로 이것저것 다 해보질 못해서 이렇게 욕심이 나는 걸까?

내 마음이 점점 욕심으로 채워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내 생각만 할 수는 없다는 변명을 대보지만 이런 내가 스스로도 마음에 안든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