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머리가 참 많이 빠진다.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순간 탈모가 아닐까 고민했다. 뭐가 그렇게 신경이 많이 쓰여서. 참 별일도 아닌데 시도해보기도 전에 우물쭈물 생각도 많다. 나는 현실에 눌러 붙어있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약해진 마음이 드러나니 내가 1년 사이에 많이도 변했나보다. 많이 알수록 좋기만한건 아닌것 같다. 이럴까봐 두렵고 저럴까봐 두렵다. 상처받을까 두렵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내가 만들어내는 환상이라는 것. 알면서도 빠진다.
아일랜드 폴더에 있는 글을 모두 읽어봤다. 벌써 1년 반이나 지났다. 빠르다. 굉장히 오래전 일인 것 같으면서도 1년 반밖에 안됐다. 그때의 나는 그랬구나. 어떻게 대화하고 다녔을까 지금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별로 말이 없는 편이라 그냥 저냥 지냈었지만. 그때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곳에서 탈출하고만 싶었는데 이렇게 돌아보니 역시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다. 나름 그립기도 하다. 다시 경험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발도 들이지 않을거라 했는데, 내가 미쳤구나.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진다. 살아지게 되어있다. 인간은 그것을 두려워한다.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든 살아질까봐. 나는 참 욕심이 많은가보다. 버린다고 버렸는데 뒷구멍으로 쏙쏙 숨겨놨다. 20살때부터 악착같이 찾아 헤맸었는데 쉽게 놓아질리가 있나. 그러나 큰 의미는 없다. 한다고 해서 채워지지도 않는다. 나도 안다. 허무하지만 포기가 잘 안된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구나.
/ 어제부터 음악소리가 크다. 학교 축제인가보다. 걸어서 5분거리 우리집은 늘 축제때가 되면 몸소 현장에 가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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