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잠든 가운데 부시럭거리며 짐을 챙겨 1층 식당으로 내려와 아침을 먹었다. 길거리엔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들을 따라 분수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사실 가는 길은 잘 몰라서 가면 있겠지 하고 왔는데 다행히 표지판 하나를 발견했다. 뒷골목 같은 길이 나오다가 갑자기 주택가가 나와서 당황. 그대로 내려가려다 또다른 표지판이 나와서 계속 따라가보기로 했다.
미끄럼틀 대박.
나도!!
투이새!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는가 했더니 저렇게 차를 타고 편하게 오고 있었던.. 좀 멀리 돌아왔더니 숙소부터 정상까지 오는데 3시간은 걸린 것 같다. 나중에 알고보니 yha 근처에 있는 길로 오면 20-30분이면 오겠더라는. -_- 제길 내가 그렇지 뭐. 지금까지 난 웰링턴이 생각보다 작다고 생각했었는데 높은데서 보니까 꽤 넓었다. 다만 시티센터에 모든 게 오밀조밀 모여있어서 멀리갈 필요가 없었던 것 뿐.
이건 뭐지.
내려오는 길에 화장실이 엄청 급해서; 혼쭐이 났다. 다행히 뉴질랜드는 곳곳에 공중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는데다 지도에도 모두 표시가 되어있다. 난 화장실을 따라왔을 뿐인데 반지의 제왕 뭐시기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막 찍어대길래 얼떨결에 나도 동참 ㅋㅋ 영화 호빗이 개봉을 한건지 하는건지 암튼 웰링턴 여기저기에 포스터도 잔뜩 붙어있더랬다. 곧 무슨 투어가 있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고..
테파파를 지나는데 수영복을 입은 여학생 한무더기가 다이빙을 하고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겁나 춥다며..
내일 타고갈 페리셔틀을 알아볼 겸 기차역에 잠시. 가격은 2달러, 9번 플랫폼에 있는 티켓 발급기로 표를 끊고 버스를 타면 된다.
Beehive & 국회 / Lambton Quay
언덕 하나 올랐을 뿐인데 4시간이 지났다. 정시마다 있는 국회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비하이브로 고고씡.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난감했는데 그냥 일단 잔디밭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하이브 오른쪽에 투어 표지판이 있다. 공항 검색대마냥 소지품과 가방 스크리닝 검사를 하고나서 한쪽에 가방을 맡긴 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아쉽게도 사진은 찍을 수 없었음. 비하이브는 2층 연회실을 힐끔 들여다보는 걸로 끝이고 다른 두 건물을 둘러보는 투어였다. 뭐 특별한 건 없었던 듯. 직급이 높을수록 비하이브 위층을 사용한단다. 1시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난지라 국회 잔디밭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케이블카는 Lambton Quay를 걷다보면 기차모형이 달린 표지판이 나오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2분도 안되서 찾을 수 있다. 내가 표를 사자마자 사람이 엄청 몰려서는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중간에 3-4번 정도 정거장에 들리는데도 정상까지 7분도 안걸리더라는! 곳곳에서 들리는 목소리, '여기가 끝이에요?' 5분에 3천원이나 받아먹다니! 기념으로 한번은 탈만하지만 사진만 찍고 싶다면 시내에서 보타닉가든을 따라 올라오는걸 추천한다. 가든자체도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작았다. 내가 자세히 둘러보지 않은 것도 있지만 좀 실망했음. 그냥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장소인듯.
장미공원
아침 8시에 숙소를 나서서 12시까지 Mt.빅토리아 룩아웃에 오르고, 보고, 1시에 국회투어를 돌아본 후 3시쯤 케이블카, 보타닉 가든. Civic square 둘러보고 엄청난 퇴근인파 속의 뉴월드를 경험했다. 계산대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무슨 사재기라도 한것마냥 곳곳에 동이 나있더라는. 웰링턴엔 비싼 뉴월드밖에 없더라구. 테파파 뒤에 크게 한곳 있는 줄 알았더니 i-site 근처에 하나, 기차역에도 하나 있었다. 무겁게 낑낑대고 들고온게 억울할뻔 했는데 같은 뉴월드라도 가격은 제각각. 대형마트가 그나마 저렴했다.
웰링턴에서의 마지막이어서인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쓰다보니 별로 한것도 없이 걷기만 했네. 마켓을 보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 호스트만 찾았더라면 1주일동안 머물렀을텐데.. 내일 아침 일찍 페리를 타야하니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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