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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다같이 벨버드에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난 저녁에 일하고 샤워한다고 늦게 가서 브라우니만 먹은게 조금 아쉽.
저기 한쪽에 흡연자끼리 깔깔, 나머지는 둘러앉아 하하호호.
파티라고 별거 없다. 그냥 밥먹고 술먹고 케익, 쿠키 먹으면 파티임.
밤 11시쯤 일을 마친 스텝들이 돌아와서는 선물교환을 하고 남정네들은 또 술판을.
어제 빡세게 일했더니 떠드는 소리에도 잘만 잤다.
아침에 내려가보니 개판이 따로 없다.
아무리 난장판이어도 난 절대 치우지 않음-_-
소음 견디는 것도 모자라 뒷처리까지 해주고 싶진 않다.
그래서 가끔은 다른 숙소 스텝들이 얄미울때가 있지.
우리 숙소에서 실컷 놀고 어지럽히곤 몸만 쏙 빠져나갈 때.
뭐 그렇다. 릴리가 고생이지 뭐.
그래서 결론은
이게 크리스마스인지 뭔지 모르겠다는거.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더욱 더 느낌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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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느끼는거,
워킹홀리데이 별거 없는 것 같다. 대단하지도 않고.
아일랜드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 이리 감흥이 없노.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 아닐거야.
그냥 외국경험, 약간의 영어와 돈, 여행의 의미없는 반복.
예상은 했었지만 말야 이렇게 빨리 온몸으로 느낄 줄은 몰랐다.
적어도 1년 비스무리하게는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신물이 날 정도로 여행을 다닌 것도 아닌데..
이 역시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 아닐테지. 뜨끔=_=
그냥 가끔 옆사람이 영어로 말한다는 것에 흠칫 놀랄 때가 있을 뿐이다.
4개월차임에도 영어에 익숙해지지 않으니..
인터넷을 끊는게 정답임.
크리스마스 이브
후아, 덥다.
어제는 부슬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또 덥다.
어젯밤에 잠 들려고 하는데 부시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프레디, 올리비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허허허,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가 되서 선물을 나눠주는가본데
난 아침에 일어나 깜짝 선물을 받고 싶어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내 발밑에 놓인 선물꾸러미 하나.
으힛, 기분이 꽤 좋았다.
손바닥만한한 상자가 너무 귀엽다! 상자는 고이 모셔가야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