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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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보글보글 끓이던 쌀밥은

언제부턴가 한번에 왕창 만들어서

냉장고에 이틀, 삼일 쟁여놓고선

렌지에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배가 별로 안고프다 싶은 날에는

저녁차리기 귀찮다며 내일로 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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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장 보는 것도 슬슬 귀찮아진다.

이건 뭐 구석기시대도 아니건만 인터넷 쇼핑몰이 없는 까닭에

마켓에 메일을 보내 물건을 배달시킨다.

그렇다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주의 스페셜 품목 몇개만 나와있을 뿐.

구글에 검색해서 상품 이름이랑 대강 알아낸뒤

메일을 쓰고 내 카드번호를 적어서 준다.

내가 주문한게 마켓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때도 많다.

심지어 물건을 받아볼 때까지 내가 얼마를 샀는지 알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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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시리얼

점심엔 샌드위치

저녁은 요즘 좀 안먹긴 했다만 보통은 비빔밥.

이렇게 먹어도 살은 안빠진다.

쿠키를 너무 많이 먹나보다. ㅋㅋ

식빵에 잼 발라서 치즈 올린뒤 녹여 먹으면 맛나다.

요것도 한동안 엄청 먹어서 요즘 질리는 중.

쿠키만 안먹어도 살이 빠질 것 같은데..

원래 유학가거나하면 느는게 요리실력이라는데

난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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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탈출할 날이 딱 50일 남았다.

우헹헹헹헹 씬나는구만.

50일은 어느 세월에 지나가려나.

다음달에 일이 끝나면 다시 헬프 익스체인지를 할거다.

아무리 집에 가고 싶어도 남섬은 둘러보고 가야디요.

북섬에서의 1달 반을 돌이켜보니 초심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보통 우퍼들은 한집에서 2주 혹은 그 이상 머무른다.

나도 1-2주를 생각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짧게 있는게 더 좋다.

4시간 일하고나서 하는거라곤 가끔 바람쐬는 것 빼면 방콕이라..

가끔 재미난 일이 생기면 즐겁긴하나 내가 여기서 뭐하는건지 모를때가 많았다. 

해서 요번엔 한집에 3-7일만 머무를 예정. 

하고 싶은건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땐 내 시간을 다 바쳐서 방황해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요즘엔 생각이 조금 바껴서 '선택과 집중'이 바탕이 된 방랑에 한표.

내 젊음을 너무 쉽게 내주지 말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한국에 돌아가면 내 선택에 더 집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