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강학분들이 들어오심에따라 회의를 거쳐 시간표를 수정했다. 내가 맡은 날은 금요일 1~4교시. 강학은 많은데 다들 시간이 안 맞아서 하루에 몰아서 하게됐다.
[ 금요일. 오전 10시에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은 뒤에 도서관에서 2시간동안 일을 하고나니 저녁먹을 시간밖에 안남았다. 아무래도 도서관 알바를 하다보니 공부할 시간을 많이 뺏기는 것 같다. 2학기때도 하려고 했는데 다음학기엔 공부나 해야겠다. 월드비전 번역도 9월 정도까지만 하고, 야학이랑 수영, 동호회 활동만 해야겠다. ]
기출문제집 단어모음을 인쇄해야 해서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6시 40분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문이 잠겨있어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무사히 통과! 오늘 오신 학강분들은 총 3명. 단어를 한번씩 읽어보고 문제를 다시 풀어보았다. 쉬는 시간에 옥수수도 얻어 먹고, 3교시 시작하고 나서는 둘러앉아 빵까지 먹었는데도 시간이 남았다. 아무래도 두번째다 보니까 문법 문제도 빼고, 칠판에 써주는것 별로 없이 입으로만 하다 보니까 그랬나 보다. 책만 뚫어져라 보니까 나도 띵하고, 학강분들도 띵하고 다음부턴 칠판에 쓰면서 해야겠다. @ㅇ@
어제는 수업을 하면서 참 기분이 그랬다. 가르치는게 처음이니까 버벅이는건 둘째쳐도 뭔가 찜찜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조용하고 공기좋은 곳에서 살고 싶고, 대안학교 자원봉사 할때의 이미지도 좋아서(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안학교의 선생님이 내가 원하는 것과 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관련 경험도 없고, 전공도 별로 상관이 없기 때문에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경험상 무엇이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결정짓는 것은 '엄청난 착각'을 불러올 수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선생질;에 적합한 인간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즐기면서 할 수있는가' 이다.
그런 차원에서 문을 두드린 곳이 야학이었는데 (아직 3주밖에 안됐지만) 아주 많이 혼란스럽다. 점차 적응하면 나아지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내가 꿈꾸던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골치아픈 일 일까? 게다가 그 대상이 어린아이들이라면.... 오 마이 갓김치가 될 수도 있겠다. 아이들이랑 같이 노는 건 잘할 수 있는데 어른의 입장이 되어 통제하고 타이르고 무엇을 시키고 가르치는 것은 나랑 영 아니올시다 였는지라 걱정이 크다. 어쨌든, 이 문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직업에 대해서는 생각해 놓은게 여러개 있긴 하지만, 만약 여기서 얻은 답변이 '아니오'가 된다면 내 인생설계를 많이 수정해야할지도 모른다. 골치아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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