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즐거움을 처음 느꼈던 고등학교 1학년. 책을 너무 안 읽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별 생각없이 집어든 어느 성장소설. 그 뒤로 난 쉬는 시간마다 책을 읽었다. '아, 책이 이리도 재미있었던가?' 학기가 끝날 즈음, 더이상 학급문고의 책을 빌릴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나의 쉬는 시간은 불안과 초조로 가득차 버렸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이 순간 이해됐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 책이 없으면 없는 대로 점차 적응해 갔고 대신 신문을 줄기차게 읽어나갔다. 그것도 잠시, 그토록 재밌던 뉴스와 신문은 수능이 끝남과 함께 영원히 끝~. 뭐지..?


그 이후로 나는 그때의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다. 방황하던 대학교 2학년,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하고 책만 읽었다지만 재밌어서기 보다는 답답함+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읽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다. 한달에 13권, 최고 기록이었지. 지금은.. 한달에 1-2권? 말 다했다.

어제는 문득 책이 읽고 싶어 도서관에 달려갔다. 무소유- 법정. 내 가치관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내일쯤 다시 책을 빌리러 갈 생각이다. 내 생각을 조금 더 구체화시켜야 겠다는 의욕이 불끈불끈 솟는다.

하지만 시험기간에 이게 짓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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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