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둥그런 주홍빛 달이 구름에 잔뜩 가려져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대부고 쪽문 근처는 지금 한창 공사 중이라 땅이 질퍽하다.
애막골 쪽으로 통하는 길을 뚫는다고 난리도 아니다.
게다가 사대부고에 있던 연못의 물을 다 빼내고 새로 꾸미는 중이라 혼잡함이 2배다.
집채만한 트럭과 포크레인 옆을 지나갈 때면 혹여나 하는 마음에 조마조마하다.
기분이 참 이상했다.
우리 학교의 재학생으로서 보는 마지막 시험이라니, 무언가 이상했다.
무지 무지 시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던 누군가의 손이 저 멀리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이제는 내 힘으로 달릴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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