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했습니다!

2009. 2. 24. 01:26 from 빛바랜 일기장



2월 20일자로 일반인(?)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대학생으로써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잡고자 시도하고, 욕심내고, 고민하고, 민폐도 끼쳤다. 이젠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사실에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이상 쓰지 않아도 되어 평온하다.

이제부터는 내 순간의 선택과 노력이 온전히 내 삶이 될거라 생각하니 조금은 걱정되고 초조하다. (허나 지금 이 순간엔 아무 생각 없음..) 부모님을 생각하자니 돈 많이 벌어서 좋은 거, 맛있는 거 많이 해드리고도 싶지만 쉽게 풀릴 고민거리는 못된다. 난 지금으로도 충분히 인생이 허무하니, 한동안은 그렇게 살지 못할 것 같다.

최근들어 더더욱 사는 것이 허무맹랑하고 껍데기처럼 느껴진다. 어떤 때는 무엇이라도 하고싶어 의지에 불타다가도 금새 푹 꺼져버리길 반복한다. 요즘엔 잠잠해서는 다시 불타오를 낌새조차 없다. 난 이게 무슨 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그런가 졸업식도 땡땡이쳤다. 금요일에 학교가 시끌시끌 했다는데 난 학교 근처에도 안가봐서 잘 모르겠다. 아직 졸업장도 안 찾아왔다. 언젠간 찾아오겠지 뭐. 학사모 써본게 유치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졸업사진도 없으며, 졸업앨범도 없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찍은 사진 한장 없다. 그래, 그런 것에 너무 얽매일 필요없다. -_-  

그나저나 5동안 꿈에서나 그리던 졸업인데 전혀 기쁘지가 않네. 뭐이 이래?


+ 동생님의 한 말씀: 뭐? 누나가 졸업한다구? 진짜야??!
  누님의 한 말씀     : 네, 저 졸업하는거 맞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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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