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5분쯤 집을 나섰다. 예전 기억때문에 조금 일찍 나갔는데 아무 없다. 우체국 계단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종이 쪼가리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 힐끗힐끗 쳐다봤다. 8시 50분이 되갈 무렵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워킹 접수하러 온 사람은 달랑 나 혼자였다. 시간이 없으셔서 그런가 일반 우편업무를 우체국 문 열기 전에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기했다.

2년 전엔 캐나다 갈 운명이 아니었나보다. 눈 앞에서 3등으로 밀려나고, 두번째에 서 있었는데 기계 고장나고.. 그런데 오늘은 너무 쉬웠다. 지원자도 별로 없다. 예전엔 만명 이상 됐던 것 같은데 요번은 4천명도 안되는 것 같다. 깻잎 카페에 올라온 질문 수만 봐도 인원이 적구나 했다.




오늘 아침 우체국에 가는데 이걸 접수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내가 왜 가는거지?' 항상 떠남을 결심할 땐 ''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가서 뭐하려고?' 내가 이것저것 해보려는 이유는 지금 나이에 정착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해보고 싶던 걸 하려는데 전처럼 의미가 크지 않아서 그런가 망설여진다. 캐나다를 가고 싶었던 이유는 ... 오로라, 자원봉사, 끝내주는 자연경관, 미국여행, 남미, 유럽과의 접근성 등등. 


모르겠다. 서류 준비한 게 아까워서 일단 접수는 했다. 허무하리만큼 간단하게 9시 정각을 찍고 왔다. 카페 들어가보니까 새벽 3, 4시부터 기다린 분들도 있다는데 정말 대단!! 6시부터 가서 기다렸는데 8시 50분에 온 사람이랑 똑같이 9시 찍었다는 사람들도 꽤 보이고.. 일찍 갔는데 자기 밖에 없었다는 사람들도 꽤.. 나 혼자만 허무했던 건 아니었나봐. 


결과는 8월 5일에 나온다는데 서류는 잘 준비했나 모르겠네. 에라이~ 안되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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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