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이 가기 전에 이곳을 떠나자 일단 마음은 먹었다.
떠날 땐 아쉬움이 없었으면 한다.
그럼 더 떠나기 힘드니까.
'내가 여긴 다신 안온다!' 이러고 떠나면 나중에 다시 기웃거리거나 미련이 생기진 않을텐데.
왠지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사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
타지에서의 온갖 외로움, 쓸쓸함, 막막함이 벌써부터 밀려오는 것 같다.
차라리 아는거 하나 없으면 용감하기라도 할텐데.
한해 한해 지나면서 두려움이 더 커진다.
언제나 떠나기 전엔 '내가 왜 이런 짓을 하는거지?' 싶지만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 사는 것도 크게 나쁘진 않은데...
갔다와서는 뭘 하지. 어리기라도 하면 몰라.'
이런 생각,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것 같다.
현실에 눌러 붙으려는 마음.
내가 가장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정말, 내 마음이 늙어가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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