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들이 가장 시간이 안되는 날이 목요일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목요일이었던 어제, 야학은 정말 썰렁했다. 처음 야학을 방문했던 금요일과 회의가 있던 월요일, 수업이 있는 수요일에는 왁자지껄 했었는데 목요일은 정말 조용했다. 저번주에는 강학분들이 너무 없어서 속으로 깜짝 놀랐다.

심지어 어제는 야학에 온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한글반은 휴강, 옆반은 선생님이 결석. 결국 강학은 나 혼자뿐이었다. 옆반 분들은 하는 수 없이 자습을 했다. 조용~해서 가신 줄 알았더니 옹기종기 모여서 공부하고 계시더라는. 이런 모범쟁이 학강분들! 우리반에도 학생이 4명밖에 오질 않았다. 내 수업이 있을때를 기준으로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은 총 6명, 그러니 2분이 결석을 하셨다.

저번주 목요일에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간것 같아 이번주에는 천천히 수업을 했다. 하루에 기출문제를 1회분씩 풀었는데 이번주에는 몇 문제를 남기고 수업을 끝마쳤다. 그리고 되도록 반복해서 설명해 주려고 했다.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드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저번주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얼마나 빨리 푸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넘어갔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영어시간만 되면 졸리다 하시면서 오징어를 드시던 반장님,
수업이 재밌어서 매일 하고 싶다는 학강분(아직 이름을;;),
나의 물음에 '잇몸'이란 대답으로 모두를 한바탕 웃게 만드신 주환님.

이름은 아직 다 못 외웠지만 학강분들이 매일 같은 자리에 앉으시기 때문에 얼굴은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처음엔 학강분들의 표정이 딱딱해서 내 수업이 마음에 안드시나 하고 혼자 고민하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게 아니란걸 알지만. 하지만 누굴 가르쳐본 적이 없는 나로선 아직도 수업하는게 어색하기만 하다. 듣는 분들도 아마 느끼실거다.. 으으-

이걸 언제 외우냐고 푸념하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지만, 그래서 내 어깨가 조금 더 무거워지지만 야학은 충분히 매력있는 곳인 것 같다. 며칠 전인 월요일까지만해도 야학에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든 것 같다는 자원교사 분들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지만, 이제 조금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나도 점점 야학에 빠져드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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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