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비브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정류장까지 데려다줬다. 내 버스는 10시인데 ㅋㅋ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콧물 훌쩍이며 버스를 기다렸다. 시티 와이파이 잡아서 신나게 게임하다 웰링턴으로 가는 버스를 잡아탔다. 여기서 레븐까진 약 40분. 


단발머리 할머니 피프를 만나자마자 뉴월드에서 폭풍 장보기를 했다. 거의 뛰다시피 장을 보고 정육점에 맡겨놓은 돼지고기를 받아서 집에 도착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든지 테라피를 공부하고 직업으로 삼고있는 분이셨는데 이번 주말엔 요거트, 치즈, 빵 등을 만드는 요리강좌가 있을거란다. 덕분에 엄청 정신이 없었다. 점심을 먹자마자 집안팎을 쓸고 닦고 옮기고.. 저녁은 누가하는건지 뭐가 어떻게 되가는지도 모르겠고 피프는 잔디를 깎고 있고.. 그래도 어떻게 먹긴 먹었다. 저녁 먹자마자 버터, 치즈 썰고, 잼 만들고, 파슬리 뜯고, 청소기 돌리고 준비할거 마무리하고 겨우 10시 넘어서 방에 올라갈 수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바쁘지 않다며 주말이 지나면 모두 홀리데이라는 피프. 과연. 







피프는 우프 호스트였다. 핀란드에서 온 2명의 우퍼가 있었는데 난 우퍼는 아니지만 별말없이 받아주셨다. 화요일에 타이완 우퍼도 온단다. 우프는 helpx랑 어떻게 다른지 아는게 없어서 이만저만 혼란스러운게 아니다. 강좌때문에 그런건지 아님 우프는 원래 일을 하루종일 하는건지.. 계속 서있어서 무릎이 아파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강좌에 쓴다고 우리가 먹을 수 있는것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빵은 있는데 잼도 없고 치즈도 못먹고 시리얼도 없고 뭘 먹으라는거지? 



5일동안 썼던 2층 방, 조카가 온다기에 1층으로 내려와 콧구멍만한 방에서 레아와 같이 방을 쓰게 됐다.



 

오늘은 그나마 과일에 요거트를 얹었다. 우유는 항상 갓..은 아니지만 직접 받아온 신선한 우유! 맛나다!









헬프익스체인지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들






레몬, 라임 나무




한시간 반동안 잡초 뽑는다고 허리 휠뻔했음



처음 보고 맛본 보라색 브로콜리, 왠지 항상 쓸쓸해보이는 판토



주말내내 수강생들로 집이 북적북적했다. 수십개의 컵과 접시, 포크, 나이프, 접시때문에 설거지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점심엔 항상 빵만 먹었던지라 푸짐한 점심이 반가웠지만 점점 불만이 쌓여갔다. 홀리데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월요일 아침엔 존과 함께 우유배달을 갔다. 알고보니 소 300마리를 키운다며 트럭에 400리터의 우유를 싣고 남쪽으로 향했다. 


오태키(Otaki)부터 플림머튼(Plimmerton)까지 배달을 했는데 덕분에 웰링턴 가는 길에 있는 마을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점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카메라를 안가져온게 이렇게 후회될줄이야. 웰링턴 근처엔 비가 오는데다 춥고 바람이 엄청 불었다. 마지막 한 곳을 배달할동안 바닷가를 둘러보라며 내려주셨는데 날이 너무 안좋았다. 바람이 얼굴을 들이닥쳐서 숨쉬기도 곤란할지경. 언제올거냐고 물어봐도 끝나면 오겠다고.. -_- 날씨만 좋았다면 기가막혔을텐데.. 








둘이서 배달을 했음에도 오후 2시가 되서야 집에 도착했다. 배는 그리 고프지 않았지만 짜증이났다. 밥 안주면 성질이 더 안좋아지는지라 얼른 샌드위치를 흡입했다. 건강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항상 가리는 피프지만 이 집엔 정말 먹을게 없다. 몸에 안좋은거 안사는것까진 좋은데 그럼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있어야지요! 맨날 뭐가 그렇게 바쁜지 밥 먹는것도 깜박하는 피프는 살기 위해 먹는 사람인 듯. 저녁은 맨날 고기를 먹는데 아침, 점심에 먹을게 없다. 과일이랑 견과류가 많아서 맨날 집어먹긴하지만 내 사랑 뮤즐리가 없어!! 난 포리지는 싫다구! 


이 곳, 뭔가 불만이 많다. 요즘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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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