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데티가 한가지 소식을 전해줬다. 전에 이슈트반에게 말했던 워크샵 자원봉사가 받아들여져서 매주 목요일마다 프린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거란 내용이었다. 매주 목요일? 목요일마다 옥스팜에 가기로 했는데 이건 또 뭐람... 워크샵은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옥스팜은 1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다. 점심도 먹어야하고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고가면 최소한 1시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건 정말 불가능하다.

오늘이 당장 목요일인터라 9시에 맞춰 워크샵으로 출발했다. 워크샵은 이상하리만큼 굉장히 조용했다. 사실 프린팅(카드 만드는 프로젝트)은 별로 관심있던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리 신나진 않았지만, 워크샵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피놀라가 다가왔다. '오늘 워크샵에 있을거죠?' 양초 프로젝트 팀이 오늘 킬케니에 있는 라르쉬 커뮤니티를 방문하는데 괜찮다면 같이 하자기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매주 목요일마다 양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거란다. 프린팅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크크크.

리타, 이파, 피놀라, 비비안, 쟈니, 조엘렌, 나일, 비다와 함께 빨간 밴을 타고 킬케니로 출발했다. 나일, 조엘렌과 함께 가장 뒷자리에 앉아 오는 내내 장난만 쳤다. 조엘렌은 여름동안만 일할 예정으로 온 새 봉사자다. 애리조나에서 온 미국인인데 역시 언어가 같으니 적응을 빨리하는 것 같았다.


킬케니로 갈수록 날이 흐려졌지만 곧 풀려선 해가 짱짱했다. 덥다 덥다. 킬케니 워크샵은 작은 편이었는데 원목으로 꾸며져 있어서 굉장히 귀여웠다. 그리고 편안했다. 같이 앉아 쿠키와 차를 한잔 한뒤 워크샵 구경을 했다. 모든게 아기자기했다. 레지던츠는 코크와는 다르게 정도가 조금 더 심각한 것 같았다. 코크 라르쉬엔 대부분 말을 잘하지만 킬케니는 아니었다. 다들 외출을 해서 몇명 만나보진 못했지만 말이다.

9시 출발, 11시 반쯤 킬케니 도착. 12시 반이 되서야 근처에 있는 라르쉬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킬케니는 워크샵뿐만 아니라 카페를 가지고 있어서 샌드위치, 음료수 등을 팔고 있었다. 하늘색과 흰색 벽에 2층으로 꾸며진 자그만 카페였다. 파니니에 케이준 치킨과 토마토, 치즈등이 곁들여진 샌드위치와 레몬 케익을 먹었다. 샌드위치만으로도 배가 불렀는데 케익까지.. 맛있는거라면 차마 거절을 못하는지라... 흐흐흐.

3시가 가까이 되서야 코크로 출발했다. 차안은 정말이지 너무 더웠다. 게다가 몸이 너무 피곤했다. 다들 골아떨어져서 차안이 조용했다. 사실 오늘 저녁 당번이 내 차례였지만 안크리에 5시쯤에 도착하는 바람에 데티가 대신했다. 대신 기름기 가득한 접시를 닦아야 했다. 끄악.

오늘은 손님이 많았다. 워크샵 봉사자인 매트와 안크리에 오는 데이비드, 사라가 와서 함께 저녁을 했다. 집에 남자들이 많아지니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래도 얘기 나눠서 반가웠다. 하하. 화요일엔 옥스팜 사람들, 수요일엔 한국인 유학생들, 오늘은 킬케니 사람들까지.. 며칠동안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다.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니 기분이 좋아진듯!



Posted by Bor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