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야학 20주년을 맞아 전, 현직 강학, 학강 분들을 모시고 개교 기념식을 열었다. 조금 쉬고 싶기도 했지만 이미 간다고 말을 해놓았기 때문에. 하하하; 다른 때에는 야학에서 조촐하게 보냈지만 올해는 20주년인 만큼 카페를 빌려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다. 나는 다른 분들과 함께 장을 봐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출발 했다. 이마트와 중앙시장에서 신나게 장을 보니 벌써 5시.
바라 카페였나? 조금 구석진 곳에 있었지만 편안한 내부 인테리어가 꽤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테이블 준비하고, 손님들 오시면 이름 체크해서 명찰 만들어 드리고, 식이 시작되면서는 음식준비를 했다. 음식 준비하느라 먹지도 못하고,, 나중엔 음식이 모자라서 겨우 몇개 집어 먹은 걸로 저녁을 떼웠다. 저녁은 알아서들 해결하세요.. 뭐 이런거? 잔뜩 일을 하고 나니 왠지 억울해졌다.
뒤통수 출연
오랜만에 술잔을 들었다. 난 원래 몸에 좋아도 맛이 없으면 안 먹기 때문에 '맛'이 없는 술은 공짜라도 잘 먹지 않는다. 맛 있는 술은 제외. 흐흐. 장볼때 봤던 매화주 병이 너무 예뻐서 한번 먹어봤는데 먹어보니 '으응?!'.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려니 꼭 동아리 같았다. 1기부터 21기까지 참석한 행사였는데 기수별로 자기소개 하는 시간은 영락없는 동아리였다. 사실 난 그런 행사나 술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는데 왜 꼭 술이 있어야 하나?" 하는 사람이다. 술자리를 가진다고 해도 나와 친한 혹은 내가 좋아하는 몇명과 가볍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많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싫다. 게다가 그 사람들과 친하지 않다면 더더욱 싫다. 그래서 난 엠티, 뒤풀이, 개(종)강총회를 비롯한 각종 술자리는 될수 있으면 피한다.
11시쯤 되어 먼저 카페를 나섰다. 걸어가는데 꼭 새벽인 것 마냥 거리가 스산하다. 그것보다도 내 마음이 더 스산했다. 뭐에 기분이 상했는지 잔뜩 뿔이 나서는 집까지 걸어갔다. 춘천이 이렇게 썰렁했나. 12시도 안됐는데 너무 조용했다. 생각이 많아선지 하루종일 신경을 써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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