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밍기적대면서 달링하버를 가볼까 말까 하다가 10시에 겨우 일어나서 짐을 챙겨 센트럴 기차역으로 왔다. 55리터 배낭 13키로, 작은 배낭은 4-5키로 되는것 같다. 자갈길이며 계단, 어떤 길이든 마음대로 가고 싶으면 배낭, 무거운거 짊어지기 싫으면 캐리어. 둘다 무거워서 욕나오는건 똑같더라.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는 있다. 








시드니에서 기차타고 6시간 20분. 자리 물어봤더니 안내에 손수 짐까지 올려주시더라고. 내가 내리는 역 기억했다가 도착전에 미리 알려주시고 말야. 진짜 친절하심! 인터넷에서 표를 예약했을 경우 컨펌메일을 폰으로 보여주거나 인쇄해서가면 된다. 기차에 일단 탄 후에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표를 검사하는 방식.








점심,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메뉴와 가격을 안내방송으로 알려준다. 나중에 직원이 식사할 사람을 찾으면 메뉴를 말해주고 표를 받은다음, 식사준비가 다 되었단 방송이 나왔을때 표를 들고 매점으로 가서 계산을 한다. 식당칸은 따로 없어서 받아와서 자리에서 먹었다. 타이치킨이 9달러였는데 맛은 그냥 저냥.






꽃무늬 내 침대.





기차역에서 호스트 아저씨와 손주들이 마중나왔는데 알고보니 나랑 같은 기차를 타고 온 헬퍼가 한명있더라고. 방에 짐을 풀고선 다른 헬퍼들과 인사를 나눴더랬지. 1층은 일본, 타이완에서 온 여자 헬퍼 + 프렌치 남자애, 2층은 또다른 프렌치 남정네 2명해서 나까지 총 7명이다. 다들 먼저 와서 악수하고 인사해줘서 첫인상이 참 좋았다. 방을 혼자 쓰지 않는것도 마음에 들고.






천국에 사는 닭님들.





닭, 공작새, 마카다미아, 레몬, 대나무, 수박, 오렌지, 호박, 무 등등 땅이 진짜 넓다. 밭 아니고 숲을 통째로 갖고 계심. 트랙터를 타고 이동하는데 가까이는 아니지만 매일 왈라비도 볼 수 있다. 짱 귀여워서 집에 데려가고싶다. 숲이라 그런가.. 잘때 동물소리에, 아침되면 닭이 울어대서 사흘째인 오늘.. 여전히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보통 6-7시간 일한다. 일이야 뭐.. 여기서 수련만 하면 정말 딱 수련원이다. 아침먹고 오전에 2시간쯤 일하고, 쉬다가, 2시간 일하고 점심 2시간, 오후에 다시 3시간을 일한다. 마지막 1시간은 진짜 드럽게 안간다.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냐면.. 세컨되는 농장이라. 어차피 우프할거 이왕이면 세컨날짜를 받는게 낫지 않겠나.. 했는데 모르겠음. 세컨 필요없는데 일하는 애도 있다.



식사시간이 되면 숙소에 벨이 울리는데 학교에 온것 같아서 진짜 웃겼다식탁에 앉는 자리며 컵도 정해져 있고 앉은 순서대로 매번 설거지를 돕는다. 차, 커피도 손수 타서 서빙까지 해주는 호스트는 처음이다. 그냥 앉아서 받아먹음 됨. 호스트 아주머니는 요리를, 아저씨는 설거지를 하시는데 보통 헬퍼들과 시간을 보내는지라 되도록이면 이때 아저씨랑 얘기를 나누려고 이것저것 물어보곤한다.









쉬는시간에는 거실에 앉아서 수다 떨기도 하고 각자 인터넷을 하기도 하고.. 우퍼 숙소가 따로 있다보니 느낌은 그냥 외국인 쉐어다. 어떤 쉐어든 보통 방안에 콕 박혀서 안나오고 서로 얼굴보기도 힘든게 일반적인데 그런건 아니라서 다행이다. 일단 갈데도 없음. 확실히 헬퍼가 나 혼자일때보다 낫다. 다만 호스트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은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음.









시골이라 그릉가 물도 아껴써야 하고 전기도 가끔 안들어오고 와이파이도 오락가락한다. 어제부터 오늘 오후까지 인터넷이 안되서 저녁먹고 지금 다들 말한마디 없이 노트북끼고 침묵수행하는 중. 이렇게 조용한 저녁은 처음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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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ie :